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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회 참석자 숫자 헤아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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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0-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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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으로 시작한 거짓말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8일 서초동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의 참석자를 200만명으로 추산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인파 숫자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 3만5000명에서 5만명이 합리적인 추정이다"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집회 참가 인원의 올바른 추계를 위한 긴급 간담회'라는 것을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들을 간추려 보자. 나 원내대표는 "서울시 지하철 공사에서 나온 승하차 인원 자료를 보면 10만명이라고 나왔지만, (같은 날 인근에서 열린) 서리풀 축제 참가 인원을 감안하면 3만5000명에서 5만명이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조금 후 관제 여론 조작을 통한 가짜 여론조사 나올 것이다. 이건 정해진 수순이다. 마치 여론이 바뀐 것처럼 여기는 민주당의 얄팍한 수법에 더는 국민들이 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의도 연구원장인 김세연 의원도 거들었다. 김 의원은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 65만명에서 100만명, 광활한 광장이 찼을 때 100만명이 나온다, 2014년 싸이 콘서트 때 경찰 추산 8만명, 주최 측 추산 10만명이었는데 시청에서 광화문까지 가득 찬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BTS의 2019년 (콘서트 때) 런던 스타디움이 6만명 규모였고 1995년 워싱턴에서 인종차별 금지 100만인 행진 모습에서 주최 측은 100만명으로 발표했지만, 보스턴 대학 연구팀에서 '페르미 추정법'으로 해보니 83만명 나오는 것으로 돼 있다"고도 했다.

  '페르미 추정법'이라는 전문용어까지 등장했다. '페르미 추정법'은 집회에 참여하는 한 사람이 차지하는 면적을 0.33㎡로 군중 밀도를 추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을 통해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의 참가 인원을 추정하면 직선 2.4㎞ 면적 24만㎡ 집회는 83만명으로 추계했고 서초동 집회는 직선 560m고 면적 2만4000㎡이므로 거리가 4분의 1수준, 면적은 10분의 1수준인데 인원은 2.4배가 많다면 상식적으로 틀렸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한국당의 주장은 옳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집회의 참가 인원을 부풀린 민주당도 도가 지나쳤다. 하지만 민생을 두고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을 밀쳐두고 이처럼 지엽적인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정치권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5만이 참석했든, 50만이 참석했든 무엇이 그리 중요한가.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여론이 일어났다는 현상이 중요하다. 참가인원만 원하는 바가 아니며 그곳에 가지 않았지만 검찰개혁을 원하고 있는 국민의 숫자까지 합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정치권의 올바른 판단이다.

  이 중요한 시점에, 민생이 어렵고 정치가 만신창이가 된 때, 집회 참석 인원을 두고 심각한 간담회까지 열고 있는 한국당의 처신이 안타깝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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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